갑상선암
- 2020-05-11
- 2513
[진료과] 외과, 내분비내과
[관련 신체기관] 갑상선
갑상선은 목 가운데 부분, 소위 아담스 애플(Adam’s apple)이라는 갑상연골 아래쪽에서 부터 흉골절흔 위쪽 부위에 있는 나비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신체대사에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 분비하며, 기도 앞 협부를 가운데로 하여 좌, 우엽으로 나뉜다. 갑상선에 발생하는 혹(결절, 덩이)은 침을 삼킬 때 위아래로 갑상연골과 함께 같이 움직이는데, 육안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갑상선 전문의는 1cm 크기의 덩이를 촉진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 덩이는 내분비 기관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내분비 기능(갑상선 호르몬을 생산, 분비)을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하는 것이 먼저이고, 기능하지 않는 덩이라면 이것이 악성인지 양성인지 판별하는 것이 순서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환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혈액을 통한 갑상선 기능검사와 초음파를 이용한 덩이의 확인을 같은 날 시행하고, 초음파에서 암이 의심되는 덩이에 대해서는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동시에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원인
갑상선에 발생하는 암은 소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유두암, 소포암, 휘틀세포암 등의 분화암과 이들 분화 갑상선암에서 탈분화를 통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역형성암, 그리고 소포 주위 C세포에서 기원하는 수질암이 있고, 그외 드물지만 림프종과 전이암이 있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소포세포와 소포 주위 C세포에서 기원하는데, 소포세포 기원의 갑상선암 발생은 넓은 스펙트럼의 종양으로 단계별로 분명한 유전적 변이가 있어 다단계 종양발생 모델로 설명한다. 수질암은 소포 주위 C세포에서 기원하는데 점돌연변이 의한 종양유전자의 활성화가 원인이다.
이외의 분자생물학적 발생원인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거나 또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원전사고의 노출, 어렸을 때 두경부 방사선 치료,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원인이 원인이라 설명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므로 갑상선의 여성호르몬 수용체에 의한 자가면역 질환이 원인이기도 하다. 갑상선암은 대부분 분화암이고(95%) 분화암의 대부분이 유두암(80%), 소포암(15%)이므로 분화암을 강조하여 설명하겠다.
증상
1990년대 초반에는 증상을 가진 갑상선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정기 건강검진에서 발견되어 오거나 초음파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어 오는 갑상선암 환자가 많다. 갑상선 덩이 가운데 갑상선암의 특이한 증상은 따로 없으나 갑상선 덩이가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쉰 목소리 또는 성대마비의 증상이 있는 경우, 덩이가 딱딱하고 주위조직에 고정된 경우, 덩이와 같은 쪽의 경부 림프절이 만져지는 경우는 갑상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과 함께 과거에 원전사고에 노출되었거나, 두경부 방사선 조사 치료한 경우,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갑상선암을 더욱 의심할 수 있다.
예방
갑상선암 예방법은 특별히 따로 없다. 다른 종류의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해서 제때 치료하는 것이 치료도 쉽고 결과도 좋다. 앞에서 언급한 갑상선암과 관련한 증상이 있으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하며, 방사선 조사와 관련한 병력과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
갑상선암의 진단에 중요한 2가지 검사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와 초음파기기를 이용한 세침흡인 세포검사(FNAC)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갑상선 덩이가 발견되면 그것이 기능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것이 먼저이다.
혈액으로 혈청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포함한 갑상선기능검사를 하고, 혈청 TSH가 낮을 경우 갑상선 스캔을 시행한다. 스캔에서 온결절(hot nodule)이며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높을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대한 치료를 한다.
갑상선 기능검사가 정상일 경우 초음파를 이용해서 덩이의 모양을 살펴보아야 한다.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하였을 때 덩이의 음영이 갑상선 앞 띠근육 보다 낮게(까맣게) 보일 때, 덩이의 경계가 불명확할 때, 덩이가 세로로 서있는 모습(taller than wide)일 때, 덩이의 내부에 미세석회화 소견이 동반되어 있거나 혈관의 분포가 증가되어 있을 때 암을 의심할 수 있다. 이상의 소견이 보일 경우 덩이의 크기가 작다고 하더라도 세침 흡인세포검사를 실시해서 갑상선암을 진단한다.
갑상선암 가운데 유두암, 수질암, 역형성암 등은 세포검사로 진단 가능하나, 소포암은 양성 소포종양과 세포모양이 같아서 세침흡인세포검사만으로 암의 여부를 진단할 수 없고 수술적 절제나 총생검(gun biopsy)을 시행해서 조직소견에서 피막침범이나 혈관침범이 있을 경우 소포함으로 진단한다. 수질암은 세포검사 이외에 혈청 칼시토닌 농도를 측정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세침흡인세포 검사는 비교적 안전하고 간단한 검사로 갑상선암의 진단적 특이도가 높아서 임상에서 일차검사로 많이 시행하지만, 위양성률과 위음성율이 각각 5% 정도되어 갑상선암의 최종진단과 수술후 치료방침은 세침흡인세포 검사가 아니라 수술후 병리조직 소견을 보고 결정한다.
치료
조직검사(세포검사)에서 감상선암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오면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갑상선암은 다른 부위에 생기는 암과 달리 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암이므로, 너무 염려하지 말고 갑상선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를 받도록 한다.
갑상선암이 진단되면 수술적 절제와 수술 후 갑상선 자극호르몬 억제요법, 필요에 따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시행한다.
1) 수술
조직검사에서 암이 의심되는 소견이 보이면 일차적인 치료는 수술을 받는 것이다. 다른 장기의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적 완전절제가 제일 중요하며, 환자의 연령, 종양의 크기, 주위 조직으로의 침범, 림프절 전이의 범위, 및 원격 전이 유무 등을 고려하여 수술의 범위를 결정한다.
암이 되돌이후두신경(성대를 지배하는 신경)을 침범하여 한 덩어리로 되어있지 않는 한은 부갑상선과 되돌이후두신경을 보존하면서 절제해야하는데, 이때 부갑상선의 미세혈행도 보존하면서 절제한다. 부갑상선과 되돌이후두신경의 보존은 갑상선 외과 수술의 하이라이트이며, 이를 통해 부갑상선 기능저하증과 목소리 변화를 줄인다.
갑상선 유두암으로 진단되면 전이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서 갑상선절제술과 동측의 중앙경부림프절 절제를 시행하며, 수술 후 필요한 환자에서 방사성 요오드 (131-I)치료와 갑상선 자극호르몬 억제요법(갑상선호르몬(T4)제 복용)을 시행한다.
수술은 주로 갑상선 전절제술이나 갑상선아전절제술을 시행하는데 단일병소이고 크기가 작으며(1cm 미만), 병변이 갑상선 내에 국한되어 있고, 주변 경부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는 엽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암의 크기가 작다하더라도 암의 성질은 다르지 않아 순한 것으로 보장되지 않고, 1cm 미만이라 하더라도 피막침범과 림프절전이가 심하고, 타 장기 원격전이가 있을 수 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 범위의 결정은 전문의와 상담하여 결정한다.
수술 후 갑상선 호르몬제의 복용은 갑상선 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하여 항암제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의 재발을 막는 항암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갑상선 전절제후는 갑상선 호르몬 보충을 위하여 반드시 복용해야 하지만, 엽절제 후에 남아있는 갑상선이 정상기능을 유지하여도 적당량의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을 권장한다.
세포검사에서 소포성 종양으로 진단되면 총생검을 시행하거나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한다. 모든 갑상선 수질암 환자는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미분화 암의 경우 급속히 진행하기 때문에 경부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여 절제가능성이 있으면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예방적 기관 절개술을 포함하여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요즈음 수술기기의 발전으로 갑상선암 수술에도 기존의 최소 침습적 수술 개념에 부합하진 않지만 높은 치료 비용에도 불구하고 미용적 측면을 고려하여 로봇이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수술과 다른 수술 도구를 사용하여 수술 접근로를 흉터가 겉에서 보이지 않는 겨드랑이나 유두로 옮기는 것이지, 갑상선 절제 수술자체가 다른 것은 아니다. 목에 수술 반흔을 남기기 싫어하는 젊은 여성이나 직장인 가운데 갑상선암 병변이 크기가 작고(0.5cm 이하) 림프절 전이가 없으며 갑상선내에 국한되어 있고 되돌이후두신경, 식도와 기도 경동맥과 떨어져 있는 경우는 로봇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2) 방사선 요오드 치료
수술후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르는 갑상선암 세포를 파괴시키기 위해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는 매우 간단하여 캡슐약을 물과 함께 먹으면 된다. 복용량은 잔여조직의 양과 암의 진행된 정도에 따라 다르다. 보통 30~200mCi의 방사성 요오드를 복용하며, 30mCi를 초과하는 고용량 치료의 경우는 방사선 피폭 때문에 납으로 차폐되어 있는 특수 격리병실에서 3~4일간 입원하여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치료가 최대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투여한 방사성 요오드의 흡착은 혈청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혈중 농도가 최소 30uU/mL 이상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복용 중인 갑상선 호르몬제(T4)를 4주정도 중단해야 한다. 또 T4를 T3로 바꾸어 2주간 투여한 후 2주간 중단하거나, T4 중단없이 유전자재조합 사람 갑상선자극호르몬(rhTSH)을 방사성 요오드 투여 48시간 전과 24시간 전 각각 근육주사 하기도 하는데 이는 비용이 들더라도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힘든 환자의 불편을 감소시키기 위해서이다.
둘째, 투여한 방사성 요오드의 조직내 흡착을 높이기 위하여 방사성 요오드 투여 2~4주 전부터 요오드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물이나 약물을 제한한다.
방사선요오드를 투여한 후 몸 속에 남아있는 방사성요오드는 대부분 소변을 통해 제거되기 때문에 물을 많이 먹어 소변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위장속에 남아있는 방사선요오드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대변을 잘 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3) 갑상선 호르몬 투여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제거술을 받은 경우에는 평생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여야 한다. 이는 갑상선을 수술로 제거하여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할 공장이 없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는 것이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고위험군 환자는 처음부터 혈청 갑상선자극호르몬 농도를 0.1uU/mL 미만으로 유지하여야 하며, 저위험군 환자는 0.1~0.5uU/mL 사이에 유지하도록 갑상선 호르몬제 용량을 조절한다.
끝으로 갑상선암의 수술과 수술후 방사성 요오드치료 및 갑상선 자극호르몬 억제를 위한 갑상선 호르몬 용량 조절, 재발이나 전이 발견을 위한 추적검사 등은 갑상선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여 결정해야 하며, 치료에 잘 협조하여야함을 당부하고 싶다.
갑상선암은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민간요법 등에 매달려 제대로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