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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의료진 소개

제목 [메디칼럼]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문영수 원장
등록일
2017.02.21
조회
1095

[메디칼럼]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 

영국 바스서 첫 목욕탕 등장 기록, 질병 치료 효과 커…의료관광 효시
외국인환자 매년 평균 30%씩 증가…병원들 시장조사 없이 나서다 실패
규모·진료 능력 따라 환자 유치해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이다. 아폴로신의 아들인데 의학을 제대로 배워서 의신(醫神)이 되었다. 그가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면 죽은 사람도 다시 살아나는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지금도 의사들이 모인 단체는 아스클레피오스신의 상징으로 알려진, 뱀이 휘감고 있는 긴 막대를 심볼로 쓰고 있다. 수천 년 전 순례자들은 그의 명성을 좇아서 병 치료를 위해 지중해에서부터 에피다우리아라고 하는 조그만 동네까지 먼 길을 이동했다. 치유를 위한 여행인 셈이다. 또한 영국의 서머싯 지방에 있는 바스라고 하는 지역은 로마시대에 건설된 곳으로 이름 그대로, 목욕탕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 역시 목욕이 여러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먼 곳으로부터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얘기의 신빙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두 가지 사례를 ’의료관광’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의료관광이란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의료라고 하는, 비교적 진지하고 긴장감 있는 직무에 관광이라는 다소 여유롭고 느긋한 단어가 합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사람의 소중한 신체나 생명을 다루는 일과는 약간은 동떨어진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의료관광이라는 말 대신에 외국인 진료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좀처럼 획기적인 성장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우리나라 병원들의 현실을 보면 외국인 진료는 우리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고, 나라의 경제에도 도움이 되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외국에서 오는 환자를 진료할 때에는 몇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는 제도적인 면이다. 예를 들면 유럽의 어느 나라는 불편한 의료제도 때문에 간단한 수술을 받는 데에도 환자들이 몇 달씩 기다리는 게 예사라고 한다. 급하거나 견디기 힘든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 나라마다 수술비용이 차이가 나서 수술비가 비싼 나라에서 싼 나라로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 한편 의료관광의 이면에는 법적인 다툼과 소송 등의 문제가 늘 존재한다. 의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문제는 생길 수 있으며, 이것은 외국인 진료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앞으로 외국인 진료의 제도와 절차에 있어서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에 관한 최근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를 이용한 외국인 환자는 2009년에 6만여 명에서 2015년에는 30만 명으로 매년 평균 30%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 정부도 의료관광에 대해서 많은 공을 들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병원의 입장에서 보면 그 병원의 규모나 진료능력에 맞게 대상 환자를 정하고 대응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줄 아는 게 다르고 잘하는 게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확한 시장 조사 없이 무턱대고 시작했다가 아까운 비용만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작년 10월 말에 러시아 환자 유치를 위해 모스크바를 다녀왔다. 11월이 되면 눈이 많이 내리고 너무 추워서 일을 볼 수 없다는 주변의 충고를 받아들여 조금 일찍 일정을 잡았다. 목적은 러시아의 대형 보험사와 환자 진료에 대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 병원은 개원 초부터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외국인 진료를 위한 시장 개척을 해오던 터였다. 그 결과 나름대로 상당한 경험도 쌓게 되었다. 

멀리까지 온 김에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보려고 진눈깨비 내리는 크렘린궁 앞에 섰다. 그런데 문득 ’내가 환자를 찾아서 참 멀리도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진료만큼은 병원일 하는 사람이 제일 잘 안다. 그러니까 병원 일 하는 사람이 몸소 환자를 찾아다니고, 외국에도 나가는 거다.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역시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게 맞다.



출처 : 국제신문 2017-02-20 (29면)

▶블로그에서 전문 보기 : http://blog.naver.com/haeundae_paik/22093967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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