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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진료과] 소화기내과, 외과       [관련 신체기관] 간 


간은 우상복부에 위치하며 갈비뼈에 쌓여있어 건강한 사람에서는 만져지지 않는다. 간으로 유입되는 혈관은 간동맥과 간문맥으로 이중으로 공급을 받고 있고 간정맥을 통해서 심장으로 유출된다. 이러한 혈관주행에 의해서 우엽과 좌엽으로 나뉘어지게 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낭에 일시적으로 저장이 되었다가 담도를 통해서 십이지장으로 배출되게 된다.  

간은 체중의 약 2%를 차지하여 신체에서 가장 무거운 장기이며,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장기이기도 하다. 뇌는 사고의 중추, 심장은 혈액순환계의 중심인 것처럼, 간은 신체대사의 중추라고 할 수 있다.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리는 간에서는 소화액인 담즙을 비롯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수많은 물질과 효소를 생산해 낸다. 우리가 흡수한 지질과 당질, 단백질이 체내에서 대사되고, 각종 비타민과 호르몬이 간에서 대사된다. 특히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대부분의 단백질을 합성하는 중요한 장기이기 때문에 간이 손상되면 쉽게 피가 나고 잘 멈추지 않는다. 간은 또 체내외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독물질의 해독작용을 한다. 즉, 섭취한 단백질이 소화되면서 발생되는 유해한 암모니아를 무해한 물질로 변화시켜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간경변 및 말기 간질환 환자는 이런 해독작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간성혼수가 발생되게 된다. 


간에 생기는 질병들

간에 생기는 병에는 급성 및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간에 해가 되는 약물 및 식품 섭취로 인한 독성 간염, 술을 오랜 기간 많이 마셔서 오는 알코올성 간염, 면역세포가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해서 생긴 자가면역성 간염, 간에 지방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간과 지방간염, 간에 세균이 침입하여 고름이 잡힌 간농양, 간에 기생충이 침입하여 생긴 간디스토마, 간염이 오랜 기간 지속되어 간이 딱딱하게 굳어 기능을 잘 못하게 된 간경화(간경변증), 간에 혹이 발생한 간암 등이 있다.

급성바이러스성 간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간에 급성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급성과 만성 간염의 구분은 바이러스가 6개월 이상 존재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면 만성이라고 한다.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대표적인 것은 A형, B형, 그리고 C형간염이 있다. 80년대부터의 꾸준한 예방접종의 결과로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간염은 급격히 줄었으나 C형은 여전히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A형 간염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최근 항체가 없는 20~30대를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간경화 또는 간경변증은 말 그대로 간이 굳어진 상태를 말한다. 간이 계속 염증과 회복을 반복하게 되면 섬유화가 진행되고 굳은살이 박혀 굳게 되는데 이 상태가 간경화이다. 간이 굳어지게 되면 간세포의 기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간으로의 피의 유입이 어렵게 되어 다른 장기로 많이 흘러가게 된다. 식도 주위로 많이 유입되면 식도 정맥류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큰 혈관이 터지게 되면 피를 대량으로 토하게 되어 생명을 위협한다. 또 비장으로 많이 피가 돌아나가면 비장이 커져 혈소판, 백혈구, 그리고 적혈구 등의 파괴를 가져와 면역을 떨어뜨리고 빈혈을 유발하며 출혈이 되어도 피가 잘 멈추지 않게 된다. 또 간을 거쳐서 중화되어야 할 독소들이 뇌로 바로 올라가게 되면 혼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간경화는 복수를 동반할 수 있는데 심하면 숨이 쉬기도 힘들게 된다. 외관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복수에 균이 저절로 달라 들어 복막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간암은 대부분 간경화가 있는 간에서 발생한다. B형간염과 C형간염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고 오랜 기간 과도한 음주도 중요한 원인이다. 오랜기간 간세포가 손상과 재생을 반복하게 되면 정상적인 간세포가 아닌 간암세포가 발생하여 간암을 유발하게 된다. 치료는 빨리 발견하여 수술로 떼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 몇개만 생긴 경우는 고주파로 지져버리거나 알코올로 녹여버리는 시술을 할 수도 있다. 간암에 항암제를 넣고 색전물질로 간암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버리는 색전술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간 전체를 건강한 공여자의 간으로 바꾸는 간이식술도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말기 간질환

간이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하여 간경변이 진행되어 이로 인한 여러 합병증이 발생된 간질환의 상태를 ‘말기 간질환’이라고 한다. 간경변은 만성적인 간의 염증이 지속됨으로 인해 간조직의 손상과 염증세포의 침윤으로 섬유화가 진행되는 현상으로 간 전체가 자갈처럼 딱딱하게 되어서 정상 간으로 회복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간경변의 정도가 심해지면 황달, 복수, 간성뇌증, 식도정맥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되게 된다. 말기 간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B형간염이 가장 흔하고, C형간염이나 알코올질환도 증가 추세에 있다. 그외 약물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윌슨병, 선천성 담도폐쇄증 등도 있다. 


간이식 수술의 대상

간이식 수술의 대상은 성인은 간경변증 환자나 간암 환자다. 간질환의 진행을 멈출 수 없고,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남은 생존기간이 1년 미만인 비가역성 만성 간질환, 1주일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급성 간부전 및 절제가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등이 포함된다. 소아는 선천성 간경변증, 담도폐쇄증이나 태어날 때부터 간에 효소가 부족해 간에 해로운 물질이 쌓이는 대사성 간기능 저하 환자 등이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간이식 대상 환자의 폭이 넓어졌다. 간 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는 난치성 간경변증 환자는 이전에는 수술을 받아도 성공률이 낮았는데 요즘에는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수술만 하면 대다수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는 꺼렸던 60세 이상 환자의 수술도 요즘 성공률이 높아졌다. 


간이식의 시기

말기 간질환의 합병증 즉, 간경변으로 인한 문맥압 항진증의 결과로 발생하는 황달, 복수, 복막염, 간성뇌증, 식도 정맥류, 간신 증후군 등이 발생되면 반드시 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간암에 대한 간이식도 초기 간암 상태에서 시행될수록 이식 후 재발률이 낮아진다. 


간이식의 종류 ; 뇌사자 간이식과 생체 간이식

뇌사자 간이식이란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 간의 전부 혹은 일부를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것이고, 생체 간이식이란 건강한 사람 간의 좌엽 일부, 좌엽, 우엽 일부, 혹은 우엽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으로 기증자의 1개의 간을 둘로 나누어 한쪽은 기증자에게 남기고 한쪽은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외국에서의 대부분의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뇌사자의 절대적 수가 부족하여 대부분의 간이식은 생체 간이식에 의존하고 있다. 


생체 간이식 기증자의 조건

일반적으로 기증자의 조건의 기본은 혈액형으로 수혈을 할 수 있는 혈액형이면 기증이 가능하다. 즉, 기증자가 O형이면 모든 혈액형의 환자에게 간을 줄 수 있다. 환자가 A형이면 A형과 O형의 간을, AB형이면 모든 혈액형으로부터 간을 받을 수 있다. 

제공자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어야 하고 반드시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의사 결정을 하여야 한다. 간염 바이러스가 없고 간 기능이 정상이어야 한다. 또 우엽과 좌엽의 비율이 적당해서 수술 뒤 충분한 간이 남아 있어야 한다. 수혜자에게 충분한 크기의 간이 들어가야 이식이 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제공자가 수혜자보다 덩치가 크고 간이 클수록 성공률이 높다. 덩치가 크다는 것이 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즉, 마르고 키가 큰 호리호리한 사람이 가장 기증자로 적합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지방간이 많을 수 있고 지방간이 많을수록 제공자, 수혜자 모두에게 술 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증자의 나이도 중요한데 나이가 어릴수록 기증자로서 더 적합하다. 몇살까지 기증을 할 수 있는가는 어느 정도의 간 절제를 계획하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만 60세 이상은 기증자로서 적합하지 않고 우엽 기증을 계획하는 경우는 55세 이하를 선호한다. 


간이식에 부적합한 조건

심하게 진행된 간암은 재발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간이식의 적응증이 되지 못하며, 간 밖의 장기로 암이 전이가 된 경우에서도 적응증이 되지 못한다. 심장과 폐의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도 제외되는데, 간이식 받는 환자들은 상태가 대부분 매우 위중하다. 복수가 차서 호흡이 곤란하거나 혼수가 와서 의식이 없는 사람도 있다. 수술시간도 10시간은 기본이고 20시간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수술을 견뎌 낼만큼 심장과 폐기능이 좋아야 한다. 

이뿐 아니라 이식 당시 폐렴이나 패혈증 등 심각한 감염의 징후가 있으면 안 된다. 거부반응 없애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쓰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일반사람이 견딜 수 있는 감염이 환자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식은 이식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약물중독자나 환자가 수술 후 적응이 불가능하고, 외래를 정기적으로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식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뇌의 기능이 살아있지 않아 뇌사의 위험이 있는 경우는 수술하지 않는다. 또한 환자의 연령도 가급적 70세 미만이어야 한다.


생체 간이식 기증자의 회복

소아에서는 대개 간의 좌엽 쪽이 사용되고, 성인에서는 큰 크기의 우엽을 주로 사용한다. 간은 재생력이 강해 전체의 70%를 떼어 주더라도 2~3개월이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간의 좌엽과 우엽 중 한쪽이 사라지면 나머지 부분이 커져 사라진 부분을 보충해 준다. 이 때문에 간의 일부분을 떼어내도 몸에 이상이 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기증자의 나이, 지방간의 정도, 해부학적 기형의 여부가 간절제의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지방간이 적을수록, 상대적으로 많은 간을 절제하더라고 간의 재생능력이 뛰어나고 수혜자의 성적도 좋게 된다. 기증자 수술을 받은 후 대개 1~3개월 이내에 직장생활 및 일반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간이식의 결과

간이식의 성적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 전 환자의 상태이다. 환자가 간질환이 악화되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위중한 상태라면 이식 후 성적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또 얼마나 건강한, 충분한 크기의 간이 수혜자에게 이식이 되는 지도 중요하다. 최근 술기의 발달, 수술 전후 관리, 면역억제제의 개발 등으로 인하여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3개월 생존율은 90% 이상이고, 3년 생존율도 80%가 넘는다. 수술에 성공하면 단순히 몇년 더 사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외국의 경우 뇌사자 간이식의 성적이 좋고 생체 간이식의 성적은 좋지 않다는 보고들이 있었지만 국내 간이식 성적은 세계 어느 곳보다 우수하며, 특히 생체 간이식의 성적이 뇌사자 간이식의 성적과 다르지 않다. 


간이식 후 회복과정

간이식을 받으면 받은 즉시 오랜 동안 누워있던 병석을 벗어나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식 전 환자의 몸 상태가 회복기간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식 전 수개월 동안 누워만 있던 환자가 이식을 받았다고 이식받은 다음 날로부터 거동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술 전에 쇠약했던 몸이 회복되려면 그만큼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이식을 성공하려면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이식을 하는가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식 후 고비를 넘기고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정상으로 회복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생활이 가능하다. 물론 이식 전 상대적으로 사회생활이 가능하고 거동이 자유로웠던 환자들의 회복은 아주 빠르다. 

도리어 이식 후 먹어야 하는 많은 약의 부작용으로 힘들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식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약이 줄어들고 약의 부작용도 감소하여 일반적으로 3~6개월이 지나면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직장에 복귀할 수도 있다. 수술 후 1년이 지나면 외래도 자주 오지 않아도 되고, 면역억제제도 아주 소량으로 먹을 수 있게 된다. 

이식 후 가장 큰 변화는 체력, 식욕, 성 기능 및 사회 활동력이 눈에 뛸 정도로 좋아진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은 물론 체력단련과 운동이 가능하고 여성의 경우는 임신하여 출산도 가능하게 된다.